전세 계약 전 확인 서류, 등기부등본부터 보증보험까지 순서대로
전세는 보증금이 크고, 문제가 생긴 뒤에는 바로잡기 어려운 계약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뒤가 아니라 찍기 전, 계약 당일, 잔금일, 입주 후로 나눠서 확인할 것을 정해 두는 게 도움이 됩니다. 이 글은 그 순서대로 점검 항목을 정리했습니다. 올해 10월에 나온 HUG 전세보증 기준 하향 소식도 같이 다룹니다.
계약 전에 먼저 확인할 세 가지
가계약이나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해야 할 일은 등기부등본 열람, 보증금이 안전한 수준인지 계산, 이 집이 보증보험에 가입될 수 있는지 확인입니다. 이 세 가지에서 이상 신호가 나오면 계약금을 보내기 전에 멈출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은 이 순서로 봅니다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면 됩니다. 먼저 표제부에서 주소, 건물 종류, 면적이 계약하려는 집과 맞는지 봅니다. 다음은 갑구에서 현재 소유자가 계약 상대방인 임대인과 같은 사람인지 확인합니다. 소유자가 다르다면 위임장과 신분증을 확인해야 합니다. 같은 갑구에서 압류, 가압류, 경매개시, 가등기, 가처분, 신탁등기가 있는지 봅니다. 이런 권리는 근저당보다 보증금 회수에 더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압류나 가압류가 있으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수 있고, 신탁등기가 있으면 소유권이 신탁회사에 있어 임대인이 임대할 권한이 없을 수 있습니다. 경매개시 표시가 있으면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 것이 맞습니다.
마지막으로 을구에서 근저당권과 채권최고액을 봅니다. 채권최고액은 실제 대출 원금보다 높게 설정되는 경우가 많으니 숫자를 그대로 대출금으로 읽지 말고, 내 보증금보다 앞서는 담보가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는 기준으로 쓰세요.
등기부는 한 번만 보면 부족합니다. 계약 전, 계약서에 서명하는 자리,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각각 새로 열람해야 합니다. 등기는 접수되는 순간부터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며칠 전 서류에는 이미 새 근저당이 빠져 있을 수 있습니다. 열람 화면에 “등기신청사건 처리중” 표시가 있다면 곧 권리가 바뀔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보증금이 안전한 수준인지 계산해 보기
가장 단순한 점검은 내 보증금에 나보다 앞서는 담보를 더한 금액이 집값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 보는 것입니다. 시세가 5억 원인 집에 보증금 3억 원으로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이렇습니다.
| 앞선 근저당 채권최고액 | 채권최고액 + 내 보증금 | 시세 대비 |
|---|---|---|
| 없음 | 3억 원 | 60% |
| 1억 2,000만 원 | 4억 2,000만 원 | 84% |
| 2억 4,000만 원 | 5억 4,000만 원 | 108% |
세 번째처럼 합계가 시세를 넘으면 경매에서 보증금 일부를 못 돌려받을 위험이 큽니다. 경매는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아서 100%를 넘지 않더라도 안심할 수 없습니다. HUG가 반환보증을 내줄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보증금과 선순위 채권이 시세(빌라는 공시가를 140%로 환산)의 90% 이하여야 한다는 기준을 쓰고 있어서, 이 90% 선이 일반적인 경계선으로 많이 쓰입니다. 시세는 최근 실거래가와 호가를 함께 보고, 근처에 같은 단지의 거래가 없다면 감정이나 공시가격으로 보수적으로 잡으세요.
다가구주택이라면 한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이미 입주해 있는 다른 세대의 보증금은 등기부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 보증금이 내 보증금보다 앞서므로 선순위 임차인 보증금 합계를 임대인에게 서면으로 확인받아야 합니다.
올해 10월에 나온 HUG 전세보증 소식
전세보증보험이 거절되는 집은 계약 자체를 다시 보는 게 좋습니다. 가입이 거절되는 대표적인 이유는 전세가율이 높은 경우, 선순위 채권이 많은 경우, 위반건축물이거나 용도가 다른 경우(근린생활시설 등), 압류나 가압류 같은 권리 침해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번 달 15일 국정감사에서 최인호 HUG 사장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기준인 전세가율을 현재 90%에서 8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해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HUG는 올해 하반기에 사전심사 제도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준이 낮아지면 지금은 가입되는 집이 앞으로는 안 될 수 있으니, 이미 계약한 집이 아니라 이제 구하는 집이라면 계약 전에 가입 가능 여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가입 조건은 기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으로 계약 기간의 절반이 지나기 전에 가입해야 하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 실제 거주해야 하며 가입 뒤에도 전입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 의사를 알리지 않아 묵시적으로 갱신되면 기존 보증으로 보상받기 어려울 수 있으니 갱신 때는 보증도 함께 갱신해야 합니다.
계약 당일에는 사람과 서류를 확인합니다
계약하는 자리에서는 등기부상 소유자와 임대인이 같은지 신분증으로 확인합니다. 대리인이 나왔다면 위임장, 인감증명서, 임대인 본인과의 통화를 확인하세요. 임대인의 세금 체납도 중요한 위험 신호입니다. 국세나 지방세가 체납되면 세금이 보증금보다 먼저 징수될 수 있습니다. 등기부등본에는 나오지 않으므로 계약 체결 후 임대차 시작 전에 임차인이 세무서에서 임대인의 미납 국세를, 시·군·구청에서 지방세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신분증과 계약서를 가지고 직접 방문해야 하고 온라인으로는 안 됩니다.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체납 여부와 총액뿐입니다. 계약 후에는 임대인에게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를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계약서 특약은 구두로 약속하지 말고 반드시 서면에 적어야 합니다. 많이 쓰는 내용은 다섯 가지입니다. 먼저 압류나 가압류 같은 위험 권리를 잔금일까지 말소하고, 하지 않으면 계약이 해제되고 계약금을 즉시 돌려준다는 조건입니다. 잔금일 다음 날까지 새 근저당이나 담보를 설정하지 않는다는 약속도 넣습니다. 잔금일 전에 국세·지방세 완납증명서를 낸다는 조항, 보증보험 가입에 임대인이 협조한다는 조항과 보증료 부담 주체도 적어 둡니다. 다가구라면 선순위 보증금 확인서를 제출한다는 내용을 넣습니다. 문구는 중개사나 변호사와 같이 검토하세요.
잔금일에는 이 순서를 지킵니다
잔금을 보내기 직전에 등기부를 한 번 더 열람합니다. 새 근저당이나 압류가 생겼다면 송금을 멈추고 특약대로 해결합니다. 잔금을 치르면 같은 날 전입신고를 하고 확정일자를 받습니다.
전입신고와 점유가 있어야 대항력이 생기는데, 그 효력은 전입신고를 한 다음 날 0시부터 생깁니다. 잔금일에 전입신고를 해도 그 사이에는 임대인이 새 근저당을 설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 “잔금일 다음 날까지 담보 설정 금지” 특약이 필요합니다. 확정일자는 보증금을 다른 채권보다 먼저 받을 수 있는 우선변제권의 기준이 됩니다.
임대차 계약 신고도 해야 합니다. 보증금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가 30만 원을 넘는 계약은 수도권, 광역시, 세종, 도의 시 지역에서 계약 후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하고, 지나면 과태료가 최대 100만 원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계약서를 첨부해 신고하면 확정일자가 자동으로 부여되어서 따로 받지 않아도 됩니다. 금액이 바뀌는 갱신 계약도 대상이지만 금액 변동 없이 기간만 연장된 묵시적 갱신은 제외됩니다. 임대인이 협조하지 않아도 임차인이 계약서를 첨부해 단독으로 신고하면 공동 신고로 인정됩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 최우선변제금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소액임차인은 보증금 중 일정 금액을 선순위 담보권자보다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 지역별 기준은 이렇습니다.
| 지역 | 소액임차인 보증금 기준 | 최우선변제금 |
|---|---|---|
| 서울 | 1억 6,500만 원 이하 | 5,500만 원 |
|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용인, 화성, 세종, 김포 | 1억 4,500만 원 이하 | 4,800만 원 |
| 광역시, 안산, 광주, 파주, 이천, 평택 | 8,500만 원 이하 | 2,800만 원 |
| 그 밖의 지역 | 7,500만 원 이하 | 2,500만 원 |
보증금 전액이 아니라 일부만 보호되고, 경매 대금의 2분의 1 범위 안에서 여러 임차인이 나눠 받습니다. 가장 주의할 점은 기준 금액을 정하는 시점이 내 계약일이 아니라 집에 처음 설정된 담보권의 설정일이라는 것입니다. 예전에 근저당이 설정된 집은 그 당시의 낮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어서 계약 시점의 기준으로 안심하면 안 됩니다. 이 기준 시점을 계약일로 바꾸는 법안이 국회에서 심사 중이라고 보도됐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최우선변제금은 보험처럼 믿기보다 최후의 안전장치 정도로만 생각하세요.
입주 후에도 할 일이 있습니다
입주한 뒤에는 보증보험 가입을 마치고, 전입 상태와 실제 거주를 유지합니다. 계약 만료가 가까워지면 갱신 여부를 2개월 전까지 정리하고, 이사를 먼저 가야 한다면 보증금을 돌려받기 전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유지한 채 이사해야 합니다. 이 절차 없이 전입신고를 옮기면 대항력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전세 계약의 위험은 서명 뒤보다 서명 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과 선순위 담보 합계, 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보고, 계약 당일에는 소유자와 임대인의 세금 체납을 확인하고 특약을 서면으로 넣고, 잔금일에는 등기부를 다시 열람한 뒤 같은 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임대차 신고)를 하는 순서입니다. 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낮아질 수 있다는 소식이 있으니 가입이 가능한 집인지 먼저 확인하세요.
제도와 기준은 바뀔 수 있고 개인 상황에 따라 다르니, 최종 판단은 HUG, 주택임대차보호법 원문, 법률 전문가의 확인으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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